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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 Segreto
SPACE KYEOL Young Artists Exhibition

2023. 1. 3 - 1. 14

2023년 스페이스결 신진작가전에 초대합니다.

예술은 우리의 삶을 다채롭게 하기도 하고, 우리의 삶을 뒤돌아보게 하는 공감 능력이 있습니다. 작가들의 언어는 다양한 시선의 비밀입니다. 2023년 공모 주제인 Arte & Segreto는 이탈리아어로 예술과 비밀이라는 뜻으로, 이번 신진작가 공모전을 통해 작가들의 소중한 감성 자산들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회화, 사진, 공예 작업으로 이루어진 그룹전을 시작으로 2023년 전반기와 하반기에 개인전들이 릴레이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신진작가들의 열정과 미래를 응원합니다.


Moon Keun Kim

김문근


김문근, THE HAND, Oil on canvas, 145.5x89.4cm, 2021

교감의 최소 범위인 손의 접촉마저 제한된 시대를 겪으며, 일상이 비일상화 되어가는 과정 가운데 그림 그리는 개인으로서 어찌할 수 없는 무력감을 느꼈다.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며 감정적 거리도 함께 멀어져 가는 상황 속에서 나는 주로 인적이 끊긴 풍경,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버려지거나 소진되어가는 소재들에 집중하며, 개인의 의지가 넘어설 수 없는 현실 속 단절의 찰나들을 손과 손에 가장 가까운 표현법으로 화면을 주무르며 어루만졌다.  당시 마주했던 상황들의 텅 비어있는 분위기를 시각화하기 위해서 객관적인 형상들을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않고 무목적적인 행위들을 캔버스에 집적시킨다. 무목적적인 행위들이 우연히 만나 물감이 퇴적되기도 하고 퇴적된 물감들을 해체시키는 양 극단의 시도들을 반복하다보면 일종의 시각적 단서들을 포착하게 되는데 그 단서들을 선명하게 구체화하기도 다시 해체시키기도 하며 가장 긴장된 분위기까지 끌어당긴다.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 중 가장 중요하게 작동하는 요소가 대개 우연한 만남을 기대하는 즉흥성이다. 연관성 없이 생각되는 색이나 붓질, 물성들을 무작위로 캔버스에 얹다 보면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는 현상들이 계획 밖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내 의지를 넘어서 캔버스 자체에서 발생하는 이야기들을 따라가 본다. 



MooALee

무아리




무아리, 꽃이피었습니다1-2a, 110x110cm, ceramic on wood, 2022

몸과 마음이 없어진 무(無)의 지점을 태초의 여인의 신체를 모티브로 하여 표현한다. 여인은 문명 이전의 조물주가 만들어 놓은 본능 그대로인 꾸미지 않은 원시적인 삶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순수함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온 우주와 일체 되는 순간으로 그들이 어우러져 춤추는 순간을 상상한다. 투박하지만 강렬한 춤을 출 때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동물, 사람과 자연, 사람과 우주가 하나가 되게 해주는 것 같은 나의 상상도 담겨있다. 그 에너지의 지점이 유토피아라 생각하며 여인을 조화롭게 배치하여 하나의 꽃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한다. 개개인의 생명체가 하나가 되고 꽃이 되고 우주가 된다. 내가 너이고 너가 나이고 내가 내가 아닌 수많은 나를 만든다. 

나는 무(無)에 이르는 과정과 상상 속의 유토피아를 작업에 담아내며 모든 경계를 허물고 울타리가 없는 세상을 원한다. 인간과 동물, 자연이 모두 하나가 되는 무(無)의 세상을 꿈꾸며 ‘우리는 하나’ 라는 메시지와 함께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는다.



Seo Young Park

박서영



박서영, 빛을 본 뒤 눈을 감아봐, Oil on canvas, 145.5x112.1cm, 2022

깊은 잠을 자고 난 뒤, 꿈을 기억하면 온전하지 않은 잔상이 느껴지곤 한다.

그리곤 결국 느낌만을 남기며 사라진다.

기억 또한 같다.

머릿속 깊이 잠겨있던 기억은

서서히 탈락되고 당시의 감각만 남기고 흩어진다.

탈락되어 사라진 것 같던 기억은

색과 형의 파편 속에서 감각을 통해 재해석된다.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지며 ‘사건’ 속의 감각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특정한 감각을 ‘기억의 열쇠’라고 칭하자. 잊혀진 기억은 열쇠를 통해 다시 떠오른다. 시각적으로 들어온 정보 속에서 청각, 후각 등의 자극이 연쇄적으로 나타난다. 나는 색과 형을 이용하여 이 기억의 열쇠를 자극해 일상 속에서 느꼈던 감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우리는 색채의 특징만을 기억하기 때문에 축약된 색을 떠올리게 된다. 나는 이러한 특징을 반영하고, 강한 시각적 자극을 위해 고대비의 색채를 이용한다. 흘러내리고, 뿌옇고, 흐물거리는 형상은 조각난 이미지가 시각자극을 통해 현실로 넘어오면서 변형된 것이다. ‘사건’은 이미지이지만, 순간을 기억하는 것은 감정과 느낌이기에 그것의 형체보다는 색을 이용한 화면구성으로 보는 이의 감각을 일깨운다.



POPCORNY UNICORNY

신하늬



신하늬, Ho table, Ash&Acrylic paint, 780x500x380mm, 2022

사람들은 부정적인 상황이나 재앙에서 벗어나거나, 소망과 염원을 달성하기 위해 앞서 언급한 자연물의 이미지로 주술적인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였다. 예를 들어, 한반도의 토착민들은 하늘을 나는 새를 신의 사자로 여겨 새의 이미지를 차용한 솟대를 사용해 도깨비불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했고, 바다의 신성한 동물로 여겼던 북어의 이미지 를 통해 재액을 막고자 하였다. 더나아가, 단순히 음복을 위한 오브제 뿐만 아니라 일상용품에도 기복적 소망을 담아 제작하였다. 예컨대,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거북, 학, 소나무 등을 보자기, 병풍, 궤, 의복 등에 새기거나 불교적 염원을 담아 향로를 제작하기도 하였다. 나는 전통적 구복 표상 속 의미를 인간 삶에 가장 밀착된 오브제인 가구에 담아 현대에 이르러 가구 제작의 통상적인 지향점인 편안함을 넘어선 지점으로 그 가능성을 확장하고자 하였다.전세계적으로 위기를 벗어나려 하는 이 시점에 일상의 회복을 위한 벽사의 부적으로, 호축삼재의 힘을 지닌 호랑이를 주술적 힘을 담아 구현하였다. 이번 작업은 2022년도 호랑이해를 기념하기도 한다. 모든 이들이 행복하길 바라며,



Won Young Chang

장원영


장원영, Blob, 캔버스에 유채, 76x96cm, 2022

저의 시간은 조금 느리고 자꾸만 맴돕니다. 잠시 시야에 들어왔다가 스쳐 지나간 어떤 풍경, 사물, 인상은 끝없이 되풀이 되어 떠오릅니다. 원래 경험의 시점으로부터 몇 주, 몇 달 혹은 몇 년이 지나면 저는 긴 잔상을 되새기고 정리해보려는 시도로 그림을 그립니다. 이 과정이 하나의 대상을 두고 반복되기도 합니다. 자꾸만 회귀하는 저의 시간처럼, 경험의 시간-곱씹는 시간-그리는 시간-감상하는 시간이 모두 한 화면 안에서 뒤섞입니다. 이 과정 속에서 그려진 이미지는 정확한 지시성이나 재현을 잃고 상상과 모호한 추측의 세계로 나아갑니다. 저의 페인팅은 구상과 추상, 실제와 상상, 여러 장소의 중간 지점에 혼재된 시간을 담고 서있습니다.

하나의 대상을 여러 번 반복적으로 그리면서 여러 매체를 통해 그리면서 여러 시간에 그리면서 여러 기분으로 그리면서, 그 대상은 분열하고 충돌하고 서로를 강화시키고 조화를 이루고 불협화음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기 이후에 결과로 남은 이미지의 파편들을 가지고 저는 새로운 블록 쌓기를 합니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크기, 색깔, 질감, 모양의 그림이 서로 맞춰지면, 벽과 천장과 바닥과 그 공간의 분위기와 서로 어울리면, 비로소 하나가 완성됩니다. 스크랩북에 기념품으로 모은 우표를 하나씩 붙일 때, 시간 순으로 정리할 것인지, 색깔 별로 정리할 것인지, 크기 별로 정리할 것인지에 따라 하나의 페이지가 구성되고 그 페이지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완성되는 것처럼 저는 제가 만든 이미지 조각들을 모아 하나의 공간과 시간을 전시의 형식으로 완성합니다.



Ui Hyun Jung

정의현



정의현, 숨, diasec, 75x75cm, 2021

육체적, 정신적, 감정적으로 힘을 소비하였을 때 ‘힘들다’ 라는 단어는 우리들의 몸에서 흘러나온다. 힘듦이란 무게를 정하며, 타인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같은 상황일지라도 사람에 따라 축적되는 힘듦의 무게는 다르기 때문이다.

 

허나 힘듦은 의외로 단순한 행위로 승화되기도 한다.

 

본인은 본인의 삶에 대한 기록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작업 [숨]은 이전 본인이 우울의 구렁텅이에 빠져있을 당시의 기록임과 동시에 내면의 도피처이다. 그 당시 본인은 감정 조절이 어려웠고,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타인과 다른 사람이었다.

 

이러한 본인에게 극단적인 행동들은 단순한 유흥이라 생각했으며, 일상이 유흥의 연속이었다.

작업에서 보이는 풍경은 당시 본인의 유흥으로 인해 보였던 모습들을 재현한 것이다. 작업의 풍경은 대부분 도시의 높은 건물이 주를 이루는데 이는 본인에게 있어 압박을 주는 존재들과 본인이 느꼈던 힘듦의 무게를 담고있다.

 

또한 일그러진 일상의 풍경은 자기 위로를 하기 위한 본인만의 공간을 일그러짐은 무의식 중 세상에 표출한 본인의 외침을 의미한다.

 

[숨]은 본인이 만들어낸 위로의 공간이다. 실제로 본인은 지금까지도 본인에게 있어 힘든 상황이 생길 때면 이 작업을 보며 위로를 받는다.

 

힘듦을 승화하는 방법은 제각기 다르지만 [숨]을 통해 독자들 자신의 힘듦을 승화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Cho Rong Hwang

황초롱



황초롱, 시작, Oil on canvas, 72.7x60.6cm, 2021

작가의 작업은 일상의 이미지들 속에서, 인간의 모습을 표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현대인들의 모습에 담겨있는 삶의 애환을 표현하는 것이 작가의 가장 진솔한 방식이다.

 

캔버스에 그리기 전에 아이디어 구상을 통해 드로잉 작업을 한다. 이것은 아크릴 물감의 흰색, 검정색만을 가지고 이미지 구상을 재현한다. 구상을 통해 표현된 이미지를 가지고 색채가 있는 물감, 크레파스, 종이 등을 가지고 다시 빛과 어둠을 표현한다. 이 과정에서는 기억을 통한 이미지들을 재현하고 구도와 색채를 고민한다. 인물들의 사실적인 표현보다는 거친 붓 자국으로 작가만의 독특한 그림의 회화적 양식을 바탕으로 표현되어진다. 작업은 강렬한 색채와 거친 표현의 마티에르가 강조됨으로써 인물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표현하고자 한다. 창문이라는 모티브를 가지고 배경에 표현되어진다. 내부와 외부의 소통 창구로 표현되어진다.

 

작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의 모습들을 표현하고 있다. 일상으로부터 경험과 소재는 회화를 통해 가시화하여 현대인들의 모습 속에서의 나 자신의 정체성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작업에 나타난 일상적 이미지들을 통하여 작가의 삶을 재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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