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刹那)
원정연 기획초대전
Weon Jeong Youn
2023. 8. 29 - 9. 9
소용돌이치는 물결 같기도 하고 들판의 꽃송이 같기도 하고
무언지 모를 붓터치들이 색깔의 옷을 입고 춤을 추고 있다.
현란하고 복잡한 것 같으나 시각에 자극을 주지 않으며 부산하고 정리정돈 안된 지저분 한 것 같지만 차분하게 안정되어 있으며 복잡한 것 같지만 통일성있는 이미지를 그려본다.
캔버스에 물감을 덧칠하면서 붓 터치의 반복된 패턴 속에서 형(形)의 탄생,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다.
붓 자국의 중첩으로 뒤덮힌 선들이 화면에 각기 다른 형태와 색의 멜로디가 혼합되어 환상적인 공간을 만든다. 이는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공간을 만들어 보는 이로 하여금 평온함을 느끼게 한다. 외부세계에서 열린 눈으로 바라보는 마음속의 평안한 꽃밭을 보여준다.
들판에 핀 꽃들과 풀들이 하늘과 땅 사이를 가득 채운 풍경적 추상화법으로 표현하여 이 풍경과 추상의 경계의 모호함에 새로운 생명의 에너지가 가득한 공간을 재창조한다. 넓은 풀밭에 꽃이라는 새로운 생명이 존재하여 그로 인해 활기차 보이고 희망차 보이고 돋보이는 존재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꽃이란, 식물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생존수단이 되면서 언젠가는 소멸의 존재로 받아들여야 한다.
꽃이 피어야 그 안에 있는 암술과 수술의 수정이 가능하고 씨라는 자손을 남길 수 있다.
꽃은 생존을 위해 피어난 존재이자 곧 지게 될 운명 즉, 자연의 모습 이면에 소멸과 사라짐과 죽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분명 나에게 있어 꽃의 죽음은 슬프고 괴롭고 고통스럽고 삶을 무기력하게 하는 죽음이 아니고, 지금 여기있는 순간의 삶을 지켜내기 위한 원동력과 삶을 이어나가는 힘의 원천이 되는 것처럼 강인하게 느껴진다.
꽃이 피고 지는 것에는 치열한 생존이유가 담겨 있고 모든 살아가는 것에 생(生)과 사(死)가 있듯이 이쁜 꽃이라고 우쭐대고 잘난 척 하는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 꽃도 결국엔 죽고 소멸되어 없어지는 17세기 네덜란드 꽃 정물화에 담긴 바니타스(vanitas)의 의미의 개념과 상통한다.
17세기 중세 말의 종교전쟁과 흑사병 등 비극적인 경험과 더불어서 금욕을 대표하는 칼뱅 사상의 영향으로 이를 주제로 하는 정물화가 17세기 네덜란드와 플랑드르 지역에서 많이 그려지게 되었다.
화가들로 하여금 세상의 부귀와 명예를 허무하고 무의미한 것으로 여기는 시류가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바니타스 정물화는 삶의 덧없음을 상징하는 해골, 촛불, 꽃 등을 그리는 것이 특징인데
여기서 해골은 죽음의 필연성을 썩은 과일은 재물의 덧없음을 촛불이나 시계는 인생의 짧음을
꽃은 인생의 덧없음을 의미한다.
그림속의 꽃과 풀과 하늘은 자연의 소박하고 평온하고 활기찬 느낌을 준다. 흔들리는 풀잎과 흐드러지게 핀 꽃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삶의 활력을 주고 싱그러운 색감으로 신선한 기분을 가져다 주지만 이 같은 자연물의 한편에는 치열한 생존의 문제와 죽느냐 사느냐의 삶과 죽음의 운명을 가지고 있다. 화려한 면 이면에 소멸이라는 사라짐의 어두움을 안고 있지만 이 죽음은 삶을 무력화시키고 의지를 꺾어버리는 죽음이 아니라 죽기 전 순간의 찰나에 세상을 힘있게 살 수 있게 하고 그 삶을 유지시켜 나가기 위한 근본의 힘이 되는 것이다.
찰나의 순간.
힘있게 움직이는 생명들의 변화무쌍한 변화를 다양한 형태와 색채로 표현하였으며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이 가지고 있는 찰나의 존재를 압축적으로 표현하였다. 꽃,풀의 대상의 움직임을 붓터치로 표현하여 죽어가는 꽃과 풀들에게 본인의 반복된 노동력이 더해져 이들에게 활기찬 생명력을 불어넣어 보는 이로 하여금 생동감과 따스한 기운의 희망적 분위기의 화려한 자연을 묘사했다.
그리고 공기중에 떠다니는 무한의 존재를 캔버스로 확장하여 표현하여 대중들의 시각적인 공감을 끌어내어 또 다른 낯선 풍경의 결과물로 그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고자 한다.
원정연 Weon Jeong Youn
jyland1211@naver.com
1981년생
덕성여대 대학원 서양화과 전공 졸업
현재 덕성여대 출강
개인전
2023 제6회 개인전 스페이스결, 서울
2020 제5회 개인전 파비욘드갤러리, 서울
2011 제4회 GALERIE PICI 기획초대전, 서울
2006 제3회 개인전 송은갤러리-공모초대전시, 서울
2006 제2회 개인전 유리갤러리, 서울
2004 제1회 개인전 유리갤러리, 서울
단체전
2023 AHAF BUSAN (아시아호텔아트페어).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2023 젊은 모색전. Galley PaL. 서울
2021 애가 哀歌. 스페이스결. 서울
2019 덕성여대 총 동장회 창립 50주년 기념전시. 인사갤러리. 서울
2018 Everblooming. 인사갤러리. 서울
2013 muet.재미있는 갤러리. 서울
2013 사제동행(師弟同行)전.비트윈갤러리. 서울
2012 Link Between, 연갤러리
2011 개울가의 반딧불전, 갤러리 스카이연, 서울
2010 ‘QuArk’ 展 GALERIE PICI.서울
2008 ‘QuArk’ 展. Gallery PICI. 서울
2008 ASYAAF (아시아대학생,청년작가미술축제). 구서울역사. 서울
2008 3인전. zorba the greek. 서울
2008 한갤러리 기획초대전 ‘QuArk'展. 한갤러리. 서울
2007 『야동(夜動)』전 (경기대학교 미술경영졸업전시), 갤러리 LUX 서울
2007 덕성여대 서양화과 동문전 ‘Orange’, 유리갤러리, 서울
2007 『Headlingts』전 (제5회 대학미술협회 기획전시) 성균갤러리, 서울
2006 21세기 미술 - 새로운 도전展 (한국최초지명공모형식의 기획전),
단원미술관, 경기
2006 덕성여대 서양화과 동문전 ‘Red’, 유리갤러리, 서울
2006 『표류일기』전 (동덕여자대학교 큐레이터학과 여섯번째 졸업기획전)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2005 제12회 움직이는 소리전, 인사갤러리, 서울
2005 감성적인 아이가 세상을 지배한다, 빛갤러리, 서울
2003 제3회 F001전, 유리갤러리, 서울
2003 제10회 움직이는 소리전, 삼정아트스페이스(現 토포하우스), 서울
2003 제4회 21C 청년작가데뷔전, 『작은 따옴표의 심상』, 올갤러리, 서울